소리 없는 파이팅 by artistY



너희에게 농아(聾啞)라는 상태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이다.


좋은 직장, 부자가 되는 꿈, 남보다 귀해지는 그런 기회가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것이 이 세상 농아인들의 삶이다.


그게 화나지 않느냐?

겁쟁이 토끼처럼 오들오들 떨다가 그렇게 살다가 갈 것이냐?


도전하자!

이 열 받게 만드는 불운에 머리를 디밀고 싸움을 걸자.

그래서 너희 선대(先代)가 한 번도 떨쳐버리지 못한 

가난과 열등의식을 모두 뒤집어엎어 버리자.


너희가 왜 야구를 하느냐?

예를 들어 이승엽이나 송진우나 박찬호가 농아인이라 치자.

어느 누가 감히 그들을 무시하고 업신여길 수 있단 말인가?


야구에 그 길이 있고 희망이 있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이 책은 2002년 9월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창단된 농아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청주 성심학교 야구부를 창단하는 과정에서부터 전국 고등학교 

야구 대회에서의 도전기 등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참고로 "농아"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면 요약하자면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을 뜻하는 것이고 

일반적으로는 청각장애로 인해 언어가 미발달한 상태를 농아라고 한다.)


"농아인 제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살아가는 재미를 주고 또 무엇보다도 

험난한 세상에서 기댈 언덕을 마련해 주는 것. 나는 그것이 야구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야구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모두는 어렵겠지만) 

이 사회의 주류에 편입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남들처럼 부와 명예까지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위 말은 이 책의 저자이신 조일연 씨가 남긴 말로써 조일연 씨는 이 충주성심학교의 교감으로 재직하시면서 

야구부를 창단하신 분인데 위의 저자의 말처럼 저자의 바람인 야구부가 창단되기까지의 과정, 

창단되고 난 이후의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안에는 기쁨과 슬픔, 좌절, 희망 등이 모두 담겨있다.


옛날에 뉴스를 통해서 청각장애 야구부가 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어본 적만 있었고 자세히는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었다.

창단 과정에서부터 창단된 후에 전국 대회에서 1승을 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담긴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마치 "만화"같은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국판 "머나먼 갑자원"같은 느낌이랄까.

(머나먼 갑자원은 읽어본 적은 없지만, 그 만화의 내용도 농아인들이 

야구부를 창단하여 갑자원 진출을 위해 노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꿈, 희망, 좌절, 고통이 모두 담겨있어서 그런지 영화와 만화, 

드라마 같은 소재로써는 더할 나이 없이 좋아 보였다.

(영화는 나왔지만.ㅋ)


작은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소재는 좋지만, 

전반적인 면에서 볼 때 책 자체는 아주 "재미"가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글이 전반적으로 딱딱하고 구성이 창단부터 대회 도전기까지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는 정도라 

감정을 느끼기보다 "정보"를 얻는다는 느낌이 좀 더 강하다고 느꼈다.

"이러 이러한 야구부가 있고, 그들이 겪는 애환이 이러 이러하다"라는 것을 순서대로 알려주는 느낌?!

"야구부"에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주 내용이므로 농아인의 삶에 대한 

구체적인 애환이 담긴 부분은 적다고 느껴지게 되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단점은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기에 그리 중요치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야구와 관련한 책들은 수도 없이 많지만, 일반인으로서는 좀처럼 잘 알 수 없는 

청각장애인 야구부에 관한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으며 

책 내용은 조금은 딱딱한 느낌이지만 작은 희망을 실현하고자 계속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노력하는 그들(선수들과 스태프,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모습에 작게나마 감명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기약은 없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농아인 야구선수 중에서 첫 번째 프로선수, 

더 나아가서는 국가대표 선수가 나오길 바라는 작은 희망을 품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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