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로써의 글쓰기 by YangGoon




예술이나 삶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나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침묵, 추방, 교활함을 이용하겠다.




사실 모두가 부정할 수 없듯이 충동이나 의욕, 상상력만으로 작가가 되는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게 된다고 해도 누구에게나 꿈은 중요하다.

그러나 사랑이 현실인 것처럼 작가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우리는 모두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




나는 두 가지 모두 필요했다.

환상과 진실,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작은 격려와 있는 그대로의 현실 인식, 

현실에 바탕을 둔 비판이 필요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돈은 따라오기 마련이에요."

사회·경제적으로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이 쉽게 하는 말이다.

하지만 명문 대학 졸업장이나 경제적으로 도와줄 부모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좋은 글쓰기는 탐욕이 아니라 사랑에서 나온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돈에 개의치 않고 열심히 글을 쓰는 낭만적인 작가는 그 자체로 허구다.

돈의 기원은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고, 

우리는 오늘도 여전히 돈의 영향력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당신은 어느 쪽인데요? 문학성이에요, 아니면 상업성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이것이 시합이라 해도 나는 어느 쪽이 이기든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고 

다음에는 어디로 갈 것인지에 더 관심이 간다.

문학성과 상업성은 지금껏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러겠지만 

서로 맞지 않는 불편한 동료 관계다. 한마디로 이상한 짝이다.

작가들에게 성공으로 가는 길은 항상 고난인 것도 아니고, 항상 일직선인 것도 아니다.




비즈니스로든 예술로든 문학에는 규칙도 없고 

성공을 담보하는 확실한 단계도 없으며, 

수입이나 독자가 늘어나리라고 보장하는 조언이나 명단도 없다.

결국, 모든 작가는 "사랑 같은 것을 어떻게 팔 것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자신의 일상적인 행위에서, 인생과 일, 재원과 욕망이라는 맥락에서 찾아야 한다.




"글만 쓰는 작가는 되지 마세요. 소방관이 되거나 경찰이 되거나 

선생이 되거나 의사가 되거나 화학자가 되거나 전기공이 되세요.

하지만 글만 쓰는 작가는 되지 마세요."

작가로만 지내는 것은 울타리 너머 세상을 탐험해야 할 때 우리에 갇혀 

같은 조랑말들하고만 친하게 지낸다는 의미다.




아름다운 작품, 훌륭한 작품, 진심이 담긴 작품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유명해지고 싶다는 말과는 달라요. 유명해지고 싶다면 작가는 되지 마세요.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세요?"

제 인생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도 성공을 판단하고 정의하는 기준은 

과연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느냐 하는 거예요.

"내가 할 일을 마무리했나? 내가 할 수 있을 만큼 했나? 최선을 다했나?"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면 성공이에요.




모든 책들이 하고 있고 해야 하는 일이며, 

고민 상담 칼럼을 쓰면서 저도 신경을 썼던 점이 있어요.

바로 사람들이 진실해 질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거예요.

수많은 진실이 모여 더 큰 진실을 이루니까요.




글쓰기가 지속 가능하도록 글을 쓴 시간 만큼 

돈을 벌면 글쓰기는 "일"의 범주에 속할 수 있다.

글을 쓴 시간 만큼 글쓰기로 돈을 벌면 

글쓰기는 지속 가능할 뿐 아니라 일로서 제 몫을 하게 된다.

"일"의 영역에서 내 글쓰기의 밑바탕에는 돈이 있다.

피하려고 애썼지만, 여전히 하나의 직업이고 내가 증명해야 하는 일이다.

돈을 받을 수 있으려면 나 자신을 극복해야 한다.




예술을 인생의 맨 앞에 놓으려면 어떤 오만함이 있어야 한다.

"이게 내가 하는 일이야. 내 우선순위는 바로 이거야.

다른 모든 건 이 일을 위한 들러리에 불과해."

또한, 20대 초반 내내 내가 그랬던 것처럼 냄새나는 술집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겸손함뿐 아니라 성인의 현실을 부정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스물두 살의 예술가 대부분이 마흔두 살이 되었을 때 

더는 예술가가 아닌 이유는 그런 오만함과 겸손함 사이에서 갈등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노력하라! 다방면에 걸쳐 글을 써라!

좋아하는 분야에서 가능한 한 많은 글을 써라!

보수를 받지 못한다고 해도 무슨 상관이랴!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좋은 편집자와 출판사를 찾아보면서 부단히 연습하라!

운과 노력이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단어를 조합하는 일은 계단이나 책장, 방을 만드는 일과는 다르지만 역시 일이다.

우리의 노력과 시간에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해도 자발적으로 하겠다고 했을 때, 

언젠가 결과가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거짓말을 믿을 때 

우리는 부패하고 고장 난 시스템을 방치하는 셈이다.




작가가 아닌 사람들에게(그리고 작가들 중 상당수에게)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성공" 지점이 있다.

작가가 더는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지점이다.

돈 걱정을 아예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는 한 그런 지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로서 참아야 하는 일의 대부분은 노력과 보상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세상은 우리 앞에 결정과 우연, 과거의 사랑과 미래의 사랑, 

병균과 암, 출생과 사망, 날씨와 계절, 도시와 도로, 

들판과 목장 경계선 너머 숲을 들이민다.

편협함은 우리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창의력의 골칫거리가 될 뿐이다.




대중이 소비하는 작품을 창작하는 예술가는 야망과 

실용주의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야망을 키우려면 꿈을 꾸어야 하고, 때로 꿈은 공상으로 흘러간다.

어느 순간 고착된 공상은 없애버리기 어렵다.

잡초처럼 주변의 생산적인 환경을 삼켜버린다.

공상은 번식력이 뛰어나고 억세다. 때로 꽃을 피우기도 한다.




작가는 "최고의 작품"을 창작할 수 있도록 

꾸준히 들어오는 급여 같은 재정적 안정성이 필요하다.

이 말은 너무 뻔하다. 사람이 살려면 돈이 필요하지만 

글쓰기는 거의 혹은 전혀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본업은 작가에게 돈 버는 일대신 글쓰기에 집중하도록 

"자유"를 주고, 일이 잘되면 놀라운 글을 쓸 수 있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작가에게는 어떤 경험이든 좋다고 생각해요. 항상 집에 앉아 있는 것만 빼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등장인물을 만든 학생들에게 항상 이렇게 물어요.

"그럼 그 돈은 어디서 났니? 이 인물은 어떻게 먹고사는 거니?" 그러면 대답을 못 해요.

온갖 종류의 위기가 있지만, 집에서 5주 동안 틀어박혀 있는 인물을 만드는 학생도 있어요.

그러면 이렇게 말해줘요. "먹을 걸 사러 나가지 않니? 먹을 걸 사러 밖으로 나가면 

다른 사람들과 말을 섞어야겠지. 그러면 사건이 벌어질 거야."

젊은 작가들은 저 바깥에 큰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 같아요.

무엇보다 작가는 세상 속에 있어야 해요.




작가는 돈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돈 생각을 한다고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글을 쓰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일 뿐이다.

돈에 대해 생각하면 십중팔구 팔리지 않았을 또 다른 소설을 쓰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모든 작가는 자신의 가족, 나라, 지역사회, 

동료와 문학적 관계를 맺고 발전시키고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출간하려고 보낼 때만이 아니라 

작품을 쓸 때와 작품 구상을 할 때도 이 점을 생각해야 한다.

독자가 원하는 것에 관심이 없는 문학 작품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선물, 

사회사업가의 무모한 시도와도 같다.




작가들이 사는 빈곤하고 세속과 동떨어진 세상에서 

예술과 상업성을 구분하려는 고상한 목표는 

흡연과 음주를 구분하려는 노력과 흡사하다.




예술과 상업성을 이론적으로 구분하려는 것은 

저속한 욕망에 영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좋은 예술은 게으른 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놀라게 해야 한다.

예술은 목적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세상에 분개하고, 혼란스러워하고, 격분한다고 해도 

먼저 좋아하지 않고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짜증 나게 한다고 해도 세상을 존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은신처에 틀어박힌 은둔자의 성명서밖에 내놓지 못한다.

예술과 상업성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심지어는 다르지도 않다.

고생스럽게 쓰고 절박하게 출간하자.

기대하는 것이 아무리 고통스럽다고 해도 용기를 갖고 

작품에 의도를 부여하고 작품의 미래를 생각하자.




소셜 미디어의 쉽고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이 걱정되는 이유는 

외부 세계를 차단한 채 자신에게 집중하는 고립의 과정을 방해하고, 

세상 사람들의 말을 잘 듣고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도록 

세상으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방해하고, 

독특한 것을 창작해서 세상에 발표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이에요.




집세를 내기에 충분할 정도의 돈을 버는 것이 목표일 때, 

글쓰기는 예술적인 신비로움이 많이 사라지고 훨씬 더 평범한 것, 즉 하나의 직업이 된다.

직업으로 글쓰기를 생각하면 작가가 되었을 때 따라오는 무수한 불확실성을 감당할 수 있다.




예술 하나만으로도 끔찍하게 힘들어질 수 있다.

예술은 적나라한 정직성을 요구한다. 내 욕망을 상세하게 평가해야 한다.

금전적 욕구에 따라 글쓰기 방향을 정하는 편이 훨씬 쉽다.




우리는 어떤 것을 사랑하면서 또한 비판할 수 있다.

사실 그것이 진정 어떤 것을 사랑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비판적인 애호가와 애정 어린 비판가가 되자.

현재 우리의 위치와 우리의 과거에 대한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낡고 실패한 가부장제를 붙드는 대신 새로운 언어로 이야기하며 새로운 길을 걸어가자.

문학을, 그 중심에 공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는, 

그래서 내일이면 존재의 필요성이 없어져 사라질 수 있는 문학계를 상상하자.




다양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양성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긴 여정의 한 단계일 뿐이다.

인종적 다양성이 부족한 것은 일종의 증상이다. 근본적인 병은 조직적인 인종차별이다.

조직적인 인종차별은 성차별, 성전환 차별, 동성애 혐오, 계급주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일시적인 해결책을 벗어나 우리가 계속해온 이 똑같은 대화의 

단계를 넘어서려면 이 고질병을 피하지 말고 퇴치해야 한다.

백색과 유색인종이 때로는 함께, 때로는 떨어져서 해야 하는 일이다.

작가, 에이전트, 편집자, 예술가, 팬, 경영진, 인턴, 이사, 홍보 담당자의 일이다.

평론가, 교육가, 행정가의 일이다.

그저 조직 강령이나 가이드라인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젊은 작가들이 작가라는 직업에 관해 듣지 못하는 몇 가지 이야기가 있어요.

작가가 되기로 했다면 사람들에게 자기소개를 시작해야 하고 말하는 법도 알아야 해요.

이 분야에서는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해야 그만큼 잘 기억하거든요.




예술에 사회적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반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예술 창작자들의 노동을 인정하고 보상함으로써 

그 가치를 보호할 의무가 사회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정말 쉬운 답이란 없다.

경험이나 교훈, 지혜, 행운이 답이 되기도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엮어 경력의 형태로 쌓아가고, 

예술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계속 글을 쓸 수 있도록 

성장하는 것은 오롯이 작가의 몫이다.

더구나 일시적인 해결책은 우리의 본분과도 어긋난다.

쉬운 답을 찾는 작가는 호기심이 없고 흥미도 없으며 갈증이 너무 나서 

오히려 오아시스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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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에서 10년 넘게 작가이자 편집자로 활동하는 

만줄라 마틴(Manjula Martin)이라는 분이 역시 미국에서 활동하는 

글 작가 33인의 인터뷰와 에세이를 엮어 출간한 책이다.


책 제목만 보고 읽게 된 책으로 작가마다 실려있는 내용은 다소 다르지만 

작가의 일대기부터 작가로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했던 여러 가지 방법들, 

미국 문학계 성 소수자 문제, 인종 차별 문제 등 다양한 내용이 실려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이라면 "인기 작가"가 아닌 "일반 작가"들의 삶은 

대한민국이나 미국이나 비슷하구나-라는 것을 느꼈다는 점.;;;

투잡은 기본에 쓰리잡을 하기도 하고 출판과 관련 없는 직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작가로 활동하는 등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로 살아가기 위해 

고된 삶을 겪었거나 겪는 중인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러한 내용 위주라서 그런지 이 책에 실린 작가들 중 

단 한 명도 아는 작가가 없었으나 책을 읽는 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그래도 단점이 없는 건 아닌데 미국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들이라 그런지 

미국 소설, 미국 문학계 등 미국에 관련한 상식이 부족하면 읽기가 불편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책 부제가 "작가로 먹고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33가지 조언"인데 

부제만 보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조언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자기계발서"처럼 명확하게 33가지 조언이 실려있는 게 아니다.

"33명 작가의 삶" 또는 "33명 작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철학" 등을 읽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난독증" 같은 내가 책을 읽는 방식이 

잘못돼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종종 책 내용이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록 미국 작가와 미국 문학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글 쓰는 작가로 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읽어보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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